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_ 장 지글러
: 굶어 죽어가고 있는 지구 반대편
<분야/필체>
정치/사회
쉬움-어려움
(★☆☆☆☆)
<한 줄 요약>
점점 발전해가는 세계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는 굶주림.
여러 관계와 요소들이 얽혀 해결되지 못하는 오늘날의 빈곤과 기아에 대한 이야기
<주관적인 명대사>
• 역사가 흐르면서 영양 섭취는 점점 더 사회적, 정치적, 재정적 힘의 문제가 되었다.
• 다국적으로 시장을 독점하려는 충동은 처음부터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에 존재했지만, 그 충동은 양극구도가
무너진 뒤에야 비로소 전성기를 맞을 수 있었다.
• 사회적 양극구도의 몰락과 숨 막히는 기술혁신으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금융자본의 거의 완전한 세계화로 이어졌다.
• 금융자본은 결코 가치를 창조하지 않는다. 증시는 매일 24시간 돌아간다.
• 불평등이라는 부당한 역동성이 현재의 세계질서를 결정하고 있다. 한쪽에는 민족을 초월한 소수의 과두체제에 지배되는 정치적, 경제적, 이념적, 학문적, 군사적 힘의 집중이 있다.
•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미래가 불투명한 삶, 몇억 인구의 절망과 기아가 있다.
• 무엇도 이런 불평등을 정당화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오로지 사회계급 구조와 차별 이데올로기,
그리고 폭력으로 지켜지는 특권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중에서
출처: 장 지글러. 2016. 스물아홉 생일,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갈라파고스.
<주관적인 감상평>
1. 질문과 답변, 대화 형식으로 전해주는 기아의 진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기아의 진실’이라는 책의 소개와 같이 챕터 주제에 대해 아이가 질문을 하면, 그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형식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답변에 다시 추가 질문을 더해 주제에 대해 정보를 덧붙여 독자가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잘 풀어낸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형식은 아니지만, 독자가 궁금해 할 것 같은 예상 질문들에 대답을 해주는 방식이라 ‘무엇은 무엇이다’와 같이 명확하게 문제의 원인, 요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필체와 직관적인 단어들이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에 잘 맞는다고 느껴졌다.
2. 빈곤과 굶주림에 대한 무지함
책을 읽기 전, 나는 기부를 하고 그 돈으로 기관과 정부에서 물품 혹은 사람을 보내 그 지역의 빈곤층들을 도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렇게 간단하지는 않겠지만, 빈곤이 해결되지 못한 이유가 금융자본, 국제적 기업 등 힘이 있는 이들의 영향력이 큰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부족한 물자, 해당 국가의 전쟁과 쿠데타, 부족한 교육, 부적합한 체제의 악순환 정도가 내가 떠올렸던 빈곤 원인의 전부였다. 물론 작품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부분 또한 굶주림의 원인이 되고 있지만, 잘못된 현 체제를 바꾸지 못하고 개혁을 이루지 못하는 데 자본주의가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배웠다.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뭉쳐온 선진국들과 그 나라에서 성장한 기업들의 횡포가 지금의 빈곤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사실이 매우 모순적이라고 느껴졌다.
‘세네갈의 국민들은 무척 부지런해서 식량을 자급자족할 능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식량을 수입해야하만 하는 시스템이 된 거야.’
책에서 그들의 횡포를 여러 사례로 설명하고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토마스 상카라와 사바도르 아옌데이다. 두 사람은 각각 부르키나파소, 칠레의 대통령으로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개혁가들이었다. 그들은 불평등에 맞서 개혁을 이루는데 힘썼지만, 종국에는 주변 국가들의 권력과 압박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칠레의 경우, 아이들의 건강문제로 내놓은 분유 무상배급 정책을 내놓았는데, 당시 ‘네슬레’(스위스 다국적기업으로 분유시장을 독점하고 있었음)이 이를 거절하여 정책이 시행되지 못했다. 네슬레가 칠레의 협력을 거절한 이유는 미국이(당시 닉슨대통령) 칠레의 사회주의적 개혁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칠레가 외국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리고 그들의 자립성을 높인다면, 미국 국제 기업들이 지금까지 누려온 혜택이 사라지는 게 되는데, 이를 알고 있던 네슬레는 미국과의 관계를 위해 아옌데의 협력을 거부하였다.
부르키나파소는 그가 재임한 4년동안 농업 생산량을 늘리는 등 국가를 민주적으로 성장시켰지만, 주변 국가들이 부르키나파소의 민주주의가 그들에게 영향을 줄까 봐, 그를 대통령직에서 내려오는데 힘썼다.
‘토마스 상카라의 죽음은 사바도르 아옌데의 죽음과 비슷해. 외국세력의 조종을 받은 자국 군부에 의해 살해된 것이니까.’
3. 시장 자유의 결과
‘세계화한 자본주의 안에서 금융자본이 산업, 무역, 서비스 같은 자본들을 제치고 주된 자본으로 부상한 것이다. 그 결과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금융자본의 법칙이 오늘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작품의 뒤편으로 가면, 저자는 앞에서 다룬 기아의 원인들에 대해 정리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그 중 하나로 그는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불평등이라는 부당한 역동성이 현재의 세계질서를 결정하고 있다. 한쪽에는 민족을 초월한 소수의 과두체제에 지배되는 정치적, 경제적, 이념적, 학문적, 군사적 힘의 집중이 있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미래가 불투명한 삶, 몇억 인구의 절망과 기아가 있다.’
곡식의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쌀과 밀을 폐기하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나라에 수출용 농작물을 편중 시켜 사람들을 굶게 한다. 자신의 나라의 권력을 쥐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는 옆 나라의 대통령을 사살한다. 아직까지 이 체제는 지배층들에 의해, 그들의 편의를 위해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속되고 있다.
저자는 묻는다. ‘정의란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자유로운 손이라는 명목 하에, 세계 무역지수의 23%를 차지하는 기업들에, 한 국가의 GDP보다 높은 매출을 창출하는 기업에 불평등한 죽음의 결과가 타당하다고 할 수 있는지. 그런 지금 현 체제가 옳다고 말할 수 있는지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우리는 기아와 투쟁해야 한다. 기아문제를 시장의 자유로운 게임에만 방치할 수는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다음과 같은 물음이 들었다.
‘우리는 편안한 삶에 안주하여 현 사회를 비판없이 받아드리고 있지는 않을까, 그저 기부하면 되겠지-하며 수많은 고통에 무관심한 건 아닐까.’
그리고 다음과 같은 생각을 마음 속에 적었다.
‘우리가 책임을 떠넘긴 국제 기구는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 없고, 그렇기에는 너무 많은 권력들이 이를 막고 있다는 것. 그리고 무지함에서 오는 부당한 것에 대해 우리는 더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것을’
'책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리뷰/ 후기) 개인주의자 선언 _문유석 (0) | 2020.10.10 |
---|---|
책 리뷰) 죽음 _베르나르 베르베르 (0) | 2020.09.25 |
책 리뷰)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_하야마 아마리 (0) | 2020.09.11 |
책 리뷰) 여자 없는 남자들 _무라카미 하루키 (0) | 2020.09.06 |
책 리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_ 채사랑 (0) | 2020.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