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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책 리뷰)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_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_무라카미 하루키

 

<분야/문체>

장편소설

쉬움-어려움

(★☆)

 

 

<한 줄 요약>

 

관계에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색깔이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던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쓰쿠루

그리고 그런 쓰쿠루를 부러워했다는 4명의 친구들

진심을 보일 수 있는 선과 보여지는 것만으로 판단되는 그 단어에서

우리는 아픔과 성장을 겪는다.

 

 

<주관적인 명대사>

 

나는 정말로 죽어 버린 것인지도 몰라. (중략) 친구 네명에게서 존재를 부정당했을 때 다자키 쓰쿠루라는 소년은 사실상 숨을 거두었던 것이다.


 

.그것은 편의상 다자키 쓰쿠루라고 부르는 그릇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로 그 내용물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이제야 겨우 딱지가 앉은 상처를 지금 다시 열어젖히고 싶지는 않아.” “그렇지만 어떨까. 그냥 표면적으로 아문 것처럼 보일뿐인지도 모르잖아.” (중략) 안쪾에서는 아직도 조용히 피가 흐르고 있을지 몰라.”

 

나는 정말로 죽어 버린 것인지도 몰라. (중략) 친구 네명에게서 존재를 부정당했을 때 다자키 쓰쿠루라는 소년은 사실상 숨을 거두었던 것이다.

 

그것은 편의상 다자키 쓰쿠루라고 부르는 그릇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로 그 내용물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이제야 겨우 딱지가 앉은 상처를 지금 다시 열어젖히고 싶지는 않아.” “그렇지만 어떨까. 그냥 표면적으로 아문 것처럼 보일뿐인지도 모르잖아.” (중략) 안쪾에서는 아직도 조용히 피가 흐르고 있을지 몰라.”

 

- 『색체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중에서

 

 

<주관적인 느낀점>

*줄거리 스포 포함 

 

 책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쓰쿠루라는 주인공이 그의 삶에서 지워버린 과거를 찾아 해결해나가는 내용이다여기서 ‘색체가 없는’이라고 명시된 이유는 주인공이 스스로를 색채가 뚜렷하지 않은 존재라고 여겼으며실제 깊은 유대감을 느낀 무리에서(4명의 친구들유일하게 색깔의 이름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주인공은 4명의 친구들의 특징을 상세히 표현하며뚜렷한 개성을 가진 그들과 다른 본인의 모습 그리고 그 무리에서 공통점이 없는 자신에 대해 고민한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색깔을 가진 친구들과 있음으로써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갖기도 한다

 

 그렇게 함께 자란 이들 중 주인공 쓰쿠루만 도쿄로 대학을 가게 되는데대학 생활 중 4명의 친구들에게 절교를 당한다특징이 없는스스로가 유일하게 색감을 가지는 순간이 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라고 여긴 주인공은 죽음에 가까운 고통을 느낀다여기서 저자는 ‘내면과 외형이 모두 변하였다새로운 사람이 거울에 비춰졌다. 등의 직설적이고 딱딱한 표현들로 이를 보여준다. 나는 이 구절들에서 지금까지 만들어진 쓰쿠루라는 사람이 아픔을 이기지 못해 죽어버리고다른 누군가가 태어나 과거의 그를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버린 기분을 받았다. 그렇게 시간이 꽤 흐른 후 그의 여자친구(?)의 권유로 그가 버린 시간들을 찾기 위해 그 친구들을 만나러 떠나는 이야기가 이 작품의 주된 줄거리이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은 강렬하고 초현실적인 표현력이 많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 비교적 쉬운 표현력과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애정하는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유독 가슴에 와 닿고 애정을 갖는 소설이기도 하다. 아마 이런 끌림을 느끼는 데에는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관계의 정의’와 ‘주인공이 직접 자신의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이 명확하게 들어난 작품’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지 않을 까 생각한다.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곁을 떠나지 않는 이 관계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존재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쉽게 말해 엄마딸이라는 이름과 역할 그에 따라오는 책임과 권력 등을 통해 행동하고 스스로를 정의한다. 그 속에서 행복과 상처들이 오가며, 여러 감정들과 경험들이 쌓여 나의 삶을 만들고, 나라는 존재를 바꾼다. 그렇게 시간에 비례하여 쌓인 관계에서 바뀌어 가는 나는 지쳐 말한다. ‘관계는 피곤하다. 그 감정과 경험이 이제 피곤하다 못해 지쳐 더 이상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다. 여기까지, 정해 놓은 선을 넘는 사이를 부담스러워하고, 어지럽게 끝나버린 끈을 풀지 않고 버려버린다. 그게 관계에 지친 우리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 복잡하고 어지러운 주제를 포기하지 않는다. 상처를 직접 직면하고실타래를 풀어가며 쓰쿠루가 자신을 용서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행에서 돌아와 짝사랑 중인 그녀가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주인공이 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보여주지 않은 채 작품은 마무리 된다과거의 쓰쿠루였다면또 한 번 관계에 상처를 받아 외형까지 변해버리거나 ‘타인은 원래 그런 존재니까-‘하면서 조용히 아픔에 대해 넘겨버렸을 지도 모른다하지만 그의 성장과 여러 던져 놓은 힌트들에서 그가 그녀를 잡을 것이라는 암묵적인 결말이 보여진다물론 열린 결말이기에 다분히 주관적인 견해일 수 있지만, 나는 그가 그녀를 잡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적어도 쓰쿠루가 자신의 진심을 솔직하게 고백할 것이라 믿는다.

 

 

 나는 이 책을 ‘관계’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나도 누군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때 혹은 이 주제에 대한 조언과 깨달음이 필요로 할 때 이 작품을 다시 꺼내본다. ‘타인과의 거리’ 그리고 ‘관계’는 참 생각할 게 많은 주제이다색깔이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던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쓰쿠루 그리고 그런 쓰쿠루를 부러워했다는 4명의 친구들보여지는 모습만으로 판단되고진심을 말할 수 있는 선이 존재하는 이 주제에서 적정 선을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그래도 이 작품에서처럼 그런 과정이 있기에 지금의 ‘나’가 존재하며성장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